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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서 지음 | 눈과마음 | 2008년 11

 

나는 불행히도 예술에 있어 까막눈이다그 중 특히나 미술에 있어서는 그 무식의 수준이 상식 이하임을 부정할 수 없는데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면 늘 나는 내가 업()으로 삼는 것은 과학(科學), 그 중에서도 물리학(物理學)으로 합리와 논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애써야 하기 때문에 예술특히 그 중에서 미술과 물리학의 병립(竝立)은 어렵다고 말도 되지 않는 변명을 둘러대기 일수다그렇게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 놓기는 하지만실은 그것이 그야말로 실제 사실과는 전혀 관계없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근래 들어 기회가 되는대로 미술에 대한 책을 살펴 볼 생각을 하고 있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서계의 명화와 베르메르의 모자베르메르의 그림을 통해 본 17세기 동서문명교류사가 그 시도의 시작이었고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의 선택도 순전히 내 미술에 있어서의 무식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사실 이 책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는 매우 독특한 유형의 책이다경제학과 미술도 큰 틀에 있어서는 물리학과 미술만큼이나 쉽게 관련성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그런데 이 책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의 자자 최병서는 그 간극을 자신만의 방식을 통해 뛰어 넘어서고는 이를 책을 통해 독자에게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책은 그림을 투입과 산출이라는 지극히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시작한다그리고 그것을 독과점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칭하는 시장가격의 원리완전경쟁시장노동공공재야경국자 같은 경제학 개념으로 확대해 나가는데이를 미술작품의 화가배경혹은 숨겨진 이야기 같은 것들과 연관시켜 독자에게 이야기를 전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경제학과 미술의 접목이라는 시도는 정말 참신했다그렇지만경제학과 미술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시도로 오히려 체제적인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도깊이 있는 미술작품에 이야기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은 우려가 생기는 것도 아쉽지만 사실이다또 일부 경제학과 미술을 연관시키는 부분에서는 무리수를 두는 인상마저 들었건 것이 사실이다오히려 책에 대한 전체적인 컨셉을 잡고서 경제학은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가 하고미술작품에 관한 이야기는 전문 미술사가나 평론가를 통해 더 깊이 있게 했다면지금보다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독특한 시도는 좋았으나 경제학과 미술에 있어 통찰력 있고 깊이 있는 이해를 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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