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디 포시Randy Pausch, 제프리 재슬로 Jeffrey Zaslow 지음 |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한 대학에 여가수 한 명이 청강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케이블 TV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는 랜디 포시 Randy Pausch 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다. 아마도 그 여가수의 과외 선생을 하던 한 학생이 그 에능 프로그램 마지막 회에서 랜디 포시의 말을 인용했었다. 그렇게 그의 강의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 후 몇 차례 웹을 통해 그의 강의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지금에서야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를 이제서야 책을 통해서 접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앞에서도 살짝 언급 했지만 ‘마지막 강의’는 저자인 랜디 포시가 자신이 재직하던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한 그의 마지막 강의를 그대로 책으로 옮겨 왔다. 그리고 실제 그가 강의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에 대한 설명까지 있으니, 책은 그의 강의 내용과 그 내용에 대한 주석(註釋)까지 포함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강의 모습이 YouTube에 옮겨져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찬사를 듣고 있는 것은 그의 삶에 대한 자세 때문일 것이다. 췌장암 말기로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이지만, 가식이 아닌 진실한 모습으로 그것에 굴하지 않고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강의는 죽어가는 사람이 펼치는 넋두리가 아니다. 어릴 적 꿈을 진짜 이루기 위해 그가 장애물을 헤쳐 나갔던 경험을 비롯해 다른 사람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모습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그의 자녀들이 자라나면 찬찬히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이야기한다.
사실 내게 이 책에서 감동적이었던 건 랜디가 펼치는 수수한 어투였다. 비록 번역된 책을 읽어서 정확한 원문을 읽지는 못했지만, YouTube릍 통해 본 그의 강의 역시 화려하게 꾸며진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차분히 그렇지만 위트 있게 풀어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담담한 어투이지만, 그 속에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과감히 다른 사람에게도 일독(一讀)하기를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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