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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노라면 특별한 것도 없는 이야기가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애니메이션을 보곤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지금 이야기하려는 ‘귀를 기울이면, 耳をすませば / Whisper Of The Heart’ 역시 그런 류의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우선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노라면 익히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old pop song ‘Country road' '를 여러 번 들을 수 있다. 원곡에서 시작해 Concrete road로 가사를 바꾼 곡 그리고 일본어로 번안해서 부른 노래까지, 귀에 익숙한 노래에 조금의 변형을 가해 새로움을 느낄 수 있게끔 하지 않았나 싶다.

 이야기는 그저 책을 좋아하는 고등학생인 시즈쿠와 바이올린을 만드는 장인이 꿈인 세이지의 이야기다.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올린 명인을 꿈꾸는 세이지를 보며 시즈쿠는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야기를 쓰겠다고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다. 그런지만 그 과정은 그저 순탄지만은 않아서 학교 성적도 떨어지고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우려를 사게 되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 게다가 그런 것들을 감수하고서 심혈을 다해 쓴 이야기이지만 그 결과물은 불후의 명작보다는 그저 어린 소려의 완전치 못한 습작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리고 오히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스스로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실 어떤 감독이던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더 좋은 스토리에 더 좋은 영상을 보여주고 싶기 마련이고 그런 의욕이 되려 지나쳐 전체의 흐름을 망쳐버리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는데, 이 애니메이션 ‘귀를 기울이면’에서는 지나친 의욕을 잘 자제함으로써 애니메이션임으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설득력을 한층 강화시키고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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