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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땜이란 말이 있습니다.
지금 생긴 액이 더 큰 재앙의 액을 막아준다는 의미에서의 액때움의 준말이
바로 액땜입니다.

요 며칠 실험실 사람들에게 액땜이 좀 있었습니다.
옆에 선배는 차 사고가 났고, 교수님은 식사 하시다가 심각하게 가시가 목에 걸리는
바람에 식도에 염증이 생겨 말씀도 잘 못하시는 지경이 되었고, 나는 연초가 심한 몸살로
고생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어제는 CVD 라는 실험기기의 석영관이 CVD 내부에서
쓰는 수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나 석영 파편에 상처 난 동료도 생겼습니다.

정말 Gloomy 연초라는 하다라는 말이 그대로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면 사람들이 말하는 액땜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마련인데
실은 좀 더 안전 점검에 신경을 쓰고 자신에게도 신경을 더 쓸 수
있게끔 좀 더 체계화 된 System이 마련 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요즘 사람이든 사물이든 독점하고 싶어하는 나를 보면서 이건 잘못되었다
싶었는데 내 내면의 목소리에만 신경 쓸게 아니라 외면 세계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요소가 아니라 필수적 요소이지
않나 싶습니다.


                                     &


  비가 와도 젖은 자는
                                  - 오 규 원

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번 멈추었었다
비가온다,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오늘도
나를 젖게 해놓고, 내 안에서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 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난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혼자 가리라, 강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에 걸린
여름의 옷 한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올라
하늘이 닿는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사랑, 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Commented by 뮤링 at 2005/01/07 00:19  
큰일날뻔 했네용...ㅡㅡ;;
액땜이라.. 저도 새해 첫날부터 안경을 밟아서...깨졌는데... 액땜이라생각하고 좋게 넘어가려 했는뎅...요것이..오늘 기분 팍 상하게 하더군요.. 수리 맡겨 놨더니... 안경알 두짝 다 갈았다고 속이더 군요.. 따졌더니 오리발 내미는 꼴이란...결국엔.. 다시 해준다 했지만..음.. 영 찝찝....
아~ 그리고 마지막 글귀 마음에 팍~ 꽂히네용..ㅋ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5/01/07 14:23  
저도 며칠 전에 안경 밟았는데 다행히 테에서 렌즈만 빠져 나와서
다시 껴서 쓰고 있지요
 Commented by abruptjump at 2005/02/15 16:37  
마지막 사진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갑니다. 몇가지 글들 잘 보았습니다.
 Commented by 고무풍선기린 at 2005/02/15 17:42  
아마도 님께서 가지고 계셨던 희망을 다시금 보신게 아닐까 싶습니다.
주접스레 나열해 놓은 글을 잘 보셨다니, 그래도 기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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