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람일 : 2009_02_22 15:55
극장 : 롯데시네마 영등포7
내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을 알게 된 건 책을 통해서였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영화 개봉에 앞서 영화의 원작인 소설이 책으로 먼저 출판되어 나온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고, 그 때 조만간 영화도 개봉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제목이 내게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던 탓에 책은 펴보지도 않은 채, 선물로 줘버렸다. 그리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음력 설을 즈음하여 동료가 이 영화를 다운 받아 먼저 보고는 극찬을 하길래, 그 때서야 나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화는 큰 틀에서 보면 주인공 벤자민 버튼과 데이지의 사랑 이야기다.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 수 많은 다른 영화와 별반 다른 것이 없다. 하지만, 이 영화 속의 사랑은 매우 독특하다. 영화 속 주인공 벤자민은 80대 노인으로 태어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젊어지다가 궁극에는 어려지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것 말고는 다른 영화 혹은 소설 속의 사랑이야기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지고 어려진다는 생각은 기발해 보이지만, 매일매일 젊어지는 벤자민과 하루하루 늙어가는 데이지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심각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이를 먹고 늙어 갈 때 혼자만이 다른 시간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영화 속 이야기는 차분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는 벤자민의 다이어리를 바탕으로 현실에서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는 진행되는데, 영화 ‘타이타닉’에서 볼 수 있는 액자식 구성과 이 영화는 매우 유사하다는 영화를 보면서 들었다. 또한 한 인물이 태어나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르리는 과정을 묘사한 이야기는 현대 영화나 소설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데, 비록 원작이 1920년대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시나리오 작업을 통해 충분히 각색될 수 있었음에도 현대에는 흔히 사용하지 않는 형식을 사용한 점이 매우 특이하게 보였다. 또한 80대 노인의 모습을 한 어린 아이의 모습이나 비현실적인 것을 소재로 삼고 있음에도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의 드라마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 또한 흥미로웠다.

이 영화를 이야기하는 것에서 감독인 데이빗 핀쳐, David Fincher와 브래드 피트, Brad Pitt 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둘의 관계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영화 ‘세븐, Se7en’에서 시작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인 영화 ‘파이트 클럽, Fight Club’에 이어서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인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 조각 같은 외모로만 인식되어 있던 브래드 피트의 모습이 이제는 연기력도 그에 못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영화가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관람 전부터 워낙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데다가, 거의 2시간 반에 달하는 긴 관람 시간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아직 전 못 보았는데, 영화가 더 보고 싶습니다.
경제 위기와 맞물려, 주변에서도 힘겨운 소식들이 적잖이 들립니다.
기린님은 누구보다도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책에서는 말하는 할아버지로 태어나서 키도 170정도 되고 시가를 피우는 진짜 할아버지거든. 나중엔 아들에 의해서 키워지면서 어려지는. 영화도 좋긴 했지만 책은 한 2.5배정도 더 좋았어. ㅎㅎ
용기를 내서 봐야 겠는 걸.
좋은 정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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