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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짐바르도, Philip Zimbardo ∙ 존 보이드, John Boyd 지음 | 오정아 옮김 | 미디어윌 | 2008년 11

 

 책을 읽어 나가다가 보면 가끔 정말 좋은 책을 만날 때가 있다내게 있어서 정말 좋은 책은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물을 심도(深到)깊은 통찰력(洞察力)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말한다. ‘권력의 경영, Managing with POWER와 통찰과 포용, Leading Minds’ 그리고 리더 The Leader, The Leadership Challenge’ 같은 책이 내게는 이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책이다그런데 이 책들을 살펴보면 세계적인 학자가 오랜 기간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물이 바탕이 되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말머리를 이렇게 시작한 것은 지금 이야기하려는 책 타임 패러독스 : ‘시간이란 무엇인가?, The Time Paradox: The New Psychology of Time That Will Change Your Life‘ 역시 정말 좋은 책의 범주에 넣기에 모자람이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 필립 짐바르도, Philip Zimbardo를 먼저 언급할 필요가 있다그의 유명한 전작 루시퍼 이펙트 :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 되 집어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아쉽게도 읽어 보지 못한 책 루시퍼 이펙트에 대한 수많은 찬사(讚辭)가 이 책 타임 패러독스을 읽어 보기 전부터 기대를 높여 주었는데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도시에 사는 한 사내가 시골길을 따라 걷다가 괴상한 방식으로 돼지 먹이를 주는 농부를 보았다농부는 사과나무 아래에 서서 덩치가 산만한 돼지가 양껏 사과를 따먹을 수 있게 나뭇가지 가까이 돼지를 번쩍 들어 올린 채 서있었다돼지의 배가 찰 때까지 농부는 돼지를 안고 이리저리 옮겨 다녔다한 마리가 배불리 먹고 나면 다른 돼지를 안아 올렸다한동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내가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농부에게 물었다. “실례합니다만그렇게 돼지를 안고 있으면 힘들지 않습니까그냥 나무를 흔들어 사과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후에 먹이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자 농부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사내를 쳐다보며 말했다. “돼지가 시간을 절약해서 뭐하게요?”

 당신도 혹시 내려 놓아야 할 돼지를 돼지를 안고 다니면서 힘들어하지 않는가?

 

 돼지 이야기는 책의 초반부에 실려 있다관점(觀點, Point of view)의 중요성을 저자는 돼지 이야기를 통해 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그 관점은 시간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시간관(時間觀)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하나의 시간관에 사로잡히지 않고 다양한 시간관을 습득해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강조한다.

 

 
 보통 사람들은 특별히 시간관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서 살아간다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저자는 그 중요성을 누차 강조하며 시간관이 하나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략 6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 부정적 Past-negative 시간관과거 긍정적 Past-positive 시간관현재 숙명론적 Present-fatalistic 시간관현재 쾌락적 Present-hedonistic 시간관미래 지향적 Future 시간관그리고 초월적인 미래 지향적 Transcendental-future 시간관이 그 6가지인데 각 시간관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이러한 시간관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특징까지 통찰력 있게 설명한다.

 

 대략 각 시간관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요약적으로 옮겨 보면 과거 지향적인 사람은 지나치게 조심스럽거나 지나치게 부주의한 경향을 보이고현재 지향적은 사람은 저축을 거의 하지 않으며미래 지향적인 사람은 현재를 거의 즐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그래서 과거에 대해 과도한 생각은 피하고 용서하며 감사를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현재에 있어는 친절하게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고하는 일에 몰입하며 아울러 삶의 즐거움과 건강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또한 미래를 대처하는데 있어 건강을 돌보며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성취할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낙천적인 자세를 견지하면 결국은 과거로부터 배우고 현재를 즐기며 미래를 계획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역사와 경제정치 등 다양한 부분을 저자가 이야기하는 시간관에 입각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이었다하지만 망치를 가진 사람에게 모든 문제는 못으로 보인다는 격언처럼 시간관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시간을 통해 모든 것을 해석하려는 시도는 약간 무리가 있어 보였다그리고 책 뒷부분에 있는 참고도서에서 간간히 보이는 오타와 잘못 적힌 몇몇의 내용은 말끔한 마무리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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