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ulture 담론: 아직 계륵인 인도 인바운드 여행객
Prologue
유튜브를 둘러 보다가 재미있는 영상을 봤습니다.
중국반응: 인도여행객 320% 폭증에 곡소리나는 중국 상황
중국을 방문하는 인도 관광객인 증가하면서 중국 현지에서 인도 관광객과 중국인 간에 발생하는 마찰에 관한 내용입니다.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던 건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곳에선 항상 그들이 만들었던 문제였던 것을 그대로 중국인이 인도인을 비난하고 있어서 입니다. 정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마무라는 형상입니다. 잠깐 짬을 내어 링크한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중국 하얼빈의 한 찜질방에서 인도 관광객이 방문한 후 현지인의 매출이 90% 급감했는데, 그 이유가 더러운 인도인이 방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일 먼저 나옵ㄴ디ㅏ. 그리고 열차에서 신발을 신고 좌석 앞 테이블에 발을 올려놓는 인도인이라던지, 지하철에서 손으로 밥을 먹고, 게다가 엘리베이터와 길거리에 대변을 모습을 두고 자신의 나라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합니다. 그야말로 책인즉명(責人則明)입니다.
그러다가 생각해보니 재미삼아 보는 여행유튜버들의 영상에서도 인도인 배낭여행객을 종종 봤었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인도의 경제성장에 맞추어 그들의 아웃바운드 여행객 수도 당연히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인도의 아웃바운드 여행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10년간 인도 아웃바운드 여행 추이
인도 관광부의 통계에서 찾은 Indian National's Departures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연도 (Year) | 출국자 수 (명) (Number of Departures) |
특징/비고 (Notes/Remarks) |
| 2013 | 1,663만 | - |
| 2019 | 2,692만 | 코로나 직전 피크 |
| 2020 | 729만 | -73%, 팬데믹 쇼크 |
| 2022 | 2,160만 | 부분 회복 |
| 2023 | 2,788만 | 2019년 소폭 상회 |
| 2024 | 약 3,890만 | 언론 보도 기준 |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아웃바운드 여행객은 1,663만에서 2,692만명으로 6년간 1.62배 증가해 CAGR 8.38%입니다. 팬데믹으로 급락했다가, 2023년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했고, 2024년에는 다시 팬데믹 이전의 CAGR로 복귀했습니다. 즉, 코로나와 무관하게 장기 성장 트렌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아웃바운드 여행객의 수가 양적으로 성장한 것은 별로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인도가 2023년 글로벌 8위 수준의 해외 관광 지출국이며, 총 지출액은 약 333억 달러로, 글로벌 마켓에서 2.21% 수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를 하나 볼 수 있습니다. 인도인의 평균 해외여행 지출이 1200달러로 미국의 700달러, 유럽의 500달러 보다 단위 당 지출이 높다는 점입니다. 이건 사드사태 이전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로 몰려들면서 국내 면세점 매출을 어마어마하게 성장시켰던 것처럼, 인도인들도 어디선가 이런 현상을 만들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로? 그리고 뭐하러 갈까?

인도 관광 데이터 켐펜디엄 2024에서 뽑은 2023년 인도인의 주요 방문지역을 살펴보면 아시아의 비중이 약 70%로 제일 높고, 북미 약 10.8%, 유럽 7.2%, 기타 약 12% 순으로 나타납니다. 아시아가 지역별 비중이 제일 높긴 하지만 국가별로 재분류하면 중동과 동남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FICC-Nangia 보고서를 살펴보면 인도인의 해외 출국 목적은 아직 친지 방문(VFR)과 비즈니스⠂직업이 62%를 상회하고 관광은 아직 32%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성장속도는 레저가 더 큽니다. 그래서 친지 방문⠂노동 중심에서 중산층 레저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과도기로 볼 수 있습니다.
| 출국 목적 (Purpose) | 비중 (%) |
| 인도 디아스포라 방문(VFR) | 42.30% |
| 레저·휴양·관광 | 31.90% |
| 비즈니스·직업 | 19.90% |
| 교육 | 3.60% |
| 종교 순례 | 1.60% |
인도의 디아스포라 방문 비율이 42%를 상회하는 만큼, 이 대규모 해외 이주 현상에 대해서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인도의 해외 이주는 영국의 식민 통치 시절 다른 영국 식민지에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캐리비안, 남아프리카, 피지, 모리셔스 등에서 사탕수수와 고무 플렌트 노동자로 이주를 했습니다. 1960년대에는 영국식 고등교육을 받은 의사와 엔지니어링 인력들이 영국, 미국, 캐나다와 같은 서구 국가에 이주했습니다. 1970년 이후에는 중동의 오일 산업의 급성장에 발 맞추어 UAE,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걸프만 국가의 건설과 서비스업 인력으로 대규모 이주가 있었습니다. 1990년 이후에는 인도 IT의 우수한 인력이 미국 실리콘 밸리로 자리를 많이 옮겼습니다. 이러다 보니 해외 각지에 인도 디아스포라가 생겨났고, 그곳을 방문하는 수요가 매우 높습니다.
인도의 디아스포라를 감안하고 인도인의 여행 지역과 여행 목적을 살펴보겠습니다. 1, 2위인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중이 높은 건 기본적으로 취업⠂노동의 이주가 이미 많았고 지금도 여전히 비즈니스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4위 태국과 5위 싱가포르는 비자 완화와 가까운 거리의 장점으로 노동 이주와 함께 최근 휴양⠂쇼핑 중심의 단기 여행이 높아진 영향입니다. 미국과 영국으로 대표되는 북미⠂유럽은 절대 규모로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유학⠂장기체류⠂비즈니스의 수요로 1인당 지출이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인도 국내의 변화
앞서 언급한 FiCCI–Nangia 자료와 맥킨지 분석을 보면 인도의 중산층 규모는 이미 3.5억명에 달하고 절대 규모 또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권 보유자는 약 8,000만명 수준입니다. 맥킨지는 2022년 약 1,300만 건의 아웃바운드 수요가 있었고, 2040년까지 8,000만 건으로 약 6배 이상 증가를 예상했습니다. 게다가 1인당 평균 지출은 1,200 달러로 미국⠂유럽 여행객보다 높습니다. 그러니 중산층 인구가 증가하고 그들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하여 여행 선호가 증가하는 선순환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한국은???
인도인의 한국 방문 데이터를 찾아 봤습니다.
| 기간 (Period) | 방문자 수 (명) |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 출처 |
| 2023년 (총) | 122,771 | - | KTO 발표 |
| 2024년 (총 예상) | 176,668 | +44% | |
| 2025년 1~9월 | 153,619 | +13% 수준 |
한국에서 인도의 인바운드 관광객의 절대 비중은 2024년 기준으로 2.3% 수준입니다만, 성장률은 전년 대비 44% 성장했습니다. 언론 기사를 살펴보면 K-pop⠂K-drama⠂K-beauty⠂K-food에 대한 관심이 여행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합니다. 단순한 휴양보다는 목적성을 가지고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인도인에게 한국은 동남아보다는 비싸고, 유럽⠂미국보다는 저렴한 중간 가격대의 여행지입니다. 그런데 K-contents driven 여행이라고 하긴하지만, 구체적으로 제게 매력적인 숫자를 보이는 영역은 보이지 않습니다. 절대 규모가 크지 않아서 입니다.
마무리
인도는 이미 세계 8위의 해외관광지출국(33.3억 달러)입니다. 게다가 2024년 상반기 지출은 2019년 대비 81% 성장했습니다. 게다가 출국자 역시 2013년 1,663만명에서 2024년 3,890만명으로 10년 동안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이는 질적⠂양적 성장을 함께 하고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말로 제게는 들립니다. 여행 목적도 디아스포라⠂노동 중심에서 레저⠂컨텐츠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입자에서는 최근 2~3년 성장률이 40%를 상회하긴 하지만, 전체 인바운드 중 비중이 3%에 미치지 못합니다. 분명히 K-contents와 연계해 고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여지가 분명합니다만, 여전히 니치 마켓입니다. 아직 저 같은 사람이 투자를 생각해 볼 여지는 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