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Q
꺾인 곳에 머물다
고무풍선기린
2018. 11. 1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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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등을 치는 세상에 휘청, 꺾이고
칭얼거리는 내 사랑에 푹, 꺾이고
꺾이는 내게 또 한풀 꺾였다
조금 느슨해지며
조금 골똘해지며
조금 크르릉거리는 사이
뿌리에서 뽑아 올린 송진 같은 생각 뭉글뭉글 터를 잡아
새 길을 만들어주는 꺾인 자리의 튼튼함이라니
그래서 나는 무엇인가 자주 꺾이고 꺾인 곳에 머물러
새살의 향기 오래 맡고 있다
- 권애숙, '꺾인 곳에 머물다' 중에서 –
등 치는 세상에 꺾이고,
칭얼거리는 내 사랑에 꺾이고,
꺾이는 내게 꺾인다.
정말 내 이야기다.
나는 언제쯤 꺾이면 아파하고 또 아파하는 모습에서
자주 꺾이고 꺽인 곳에 머물러
새살의 향기를 맡는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
* http://ilovestone.tistory.com/m/2608?category=8564 에서 이미지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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