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 코미디! <플리즈>: 널 내 여자로 만들겠어

취업난으로 3년 째 공무원 시험 준비에 열중인 형욱과 성기는 한 아파트에서 함께 지내는 친구다. 형욱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청년이지만, 성기의 모습은 심상치 않다. 왜냐하면 위로 누나만 있는 집안 내력에 직업은 속옷 디자이너이고 목소리와 행동까지 쉽사리 볼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닌 탓에 게이로 오해 받기 일수다. 그렇게 살아가는 형욱과 성기 앞에 갑자기 성기의 초등학교 동창인 민선과 민선이 데리고 온 수정, 이렇게 두 명의 여인이 나타난다. 재미있는 건 성기가 여성화된 남성의 모습이라면 민선의 모습은 성기와는 정반대다. 직업도 경호원인데다가 성격도 외향적이다. 그들이 형욱과 성기 앞에 나타난 건, 일주일 동안만 함께 지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여기서 형욱은 민선에게 첫 눈에 반해 버리고, 일주일 내에 수정의 마음을 사로잡아야만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알고 보니 수정은 대기업 회장의 외동딸인데 반해, 형욱은 공무원 시험 삼수생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연극은 형욱의 수정에 대한 구애가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룬다.
물론 연극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는 않는다. 형욱의 구애에 이어 등장하는 재산을 노리는 수정의 약혼자와 새어머니, 옆집 반장 아주머니에 경찰 그리고 피자 배달원까지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쉽게 풀릴 것만 같은 상황이 복잡해져 간다.
사실 연극의 내용은 무척이나 가볍다. 전형적인 빠른 전개의 코미디 연극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다. 거기에 최근 대학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멀티맨의 모습까지, 정말 가볍고 재미있게 즐기기에 딱 이다. 하지만, 연극 관람을 통해 인간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깊은 성찰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상대적으로 빈약한 플롯으로 자못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